👀찾아라! 도서관 빌런들

2023. 6. 5.

👀찾아라! 도서관 빌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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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6월 둘째 주

외대교지 네이버 포스트 바로가기

안녕하세요? 한국외국어대학교 유일 학생 자치언론 교지편집위원회 ⌜외대⌟입니다.

먼저 저희 뉴스레터를 구독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뉴스레터라는 새로운 소통창구를 통해 유용하고 흥미로운 소식을 보다 빠르게 전하겠습니다.

어느덧 기말고사가 열흘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학우분들은 어디서 공부하시나요?

공부가 잘되는 장소는 각자 다르겠지만, 한 번쯤 필연적으로 도서관에서 공부한 경험이 있을 겁니다.

서울캠퍼스 도서관은 2020년에 준공된 만큼 최신식의 시설을 자랑하는데요. 준공 이래 한국외대 학생들은 더욱 쾌적한 환경에서 학습할 것을 기대했습니다.

그러나 어찌 된 영문인지 도서관 이용에 대해 곳곳에서 볼멘소리가 들려옵니다. 이용규칙을 지키지 않는 몇몇 학우들 때문인데요.

이에 외대교지는 도서관 이용 실태를 파악하고 문제를 진단했습니다. 어떤 문제가 있는지 함께 살펴볼까요?

외대

1. 찾아라! 도서관 빌런들

2. 학칙 개정, 알고 계셨나요?

3. 한국외대 또래상담 프로그램,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한 고민이 있다면

사회

1. 경계경보 오발령! 우왕좌왕하지 않기 위해

2. 가까워서 더 아픈 상처, 교제 폭력

3. 혹시 내가 성인 ADHD?

문화

1. 미국 하이틴 로맨스와 한국의 조합? '엑스오, 키티'

2. 범죄도시3 변칙 개봉 논란! "석도형, 이건 아니잖아~"

사설

[편집장의 시선] 학생회의 역할은 어디까지?

외대

찾아라! 도서관 빌런들

한국외대 서울캠퍼스 스마트도서관이 준공된 지 어느덧 3년이 지났습니다. 최신식 도서관 덕분에 우리 외대생들은 쾌적한 환경에서 학습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어째선지 최근 도서관을 이용하는 학생들 사이에서 볼멘소리가 자주 들리고 있습니다. 이용규칙을 지키지 않는 몇몇 학우들에 대한 불만인데요.

무슨 일이야?

위 사진은 우리가 시험 기간에 흔히 볼 수 있는 화장실 쓰레기통의 모습입니다. 휴지와 일회용 플라스틱 컵이 난잡히 섞여 있는 모습에 눈살이 찌푸려지는데요. 비단 화장실뿐만 아니라 열람실 앞, 창문 난간 등 곳곳에 쓰레기가 아무렇게나 버려져 있습니다. 이에 더해 쓰레기에서 심한 악취까지 풍겨 나오면서 많은 학우가 피해를 보고 있습니다.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습니다. 규칙을 지키지 않거나 악용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습니다. 키스킨 미착용으로 인한 키보드 타건 소음, 열람실 안 잡담 행위, 열람실 앞 도시락 섭취 후 흘린 음식물을 치우지 않는 등 이용 규칙을 지키지 않는 사례부터, 자리 맡아두기, 사물함 거래와 같이 규칙을 교묘히 악용하는 경우도 빈번합니다. 위 사례 모두 쾌적한 도서관 이용을 해치는 행위입니다.

도서관 빌런이 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먼저 도서관 이용 전 규칙을 알 필요가 있습니다. 노트북 이용 할 수 있는 열람실은 어디인지, 음료는 어떻게 반입하는지와 같은 것들 말입니다. 모두가 함께 이용하는 시설인 만큼 남을 배려하는 마음가짐 역시 중요합니다. 이기적인 마음 하나하나가 모여 지금의 문제가 발생한 거 아닐까요?

학칙 개정, 알고 계셨나요?

지난 5월 30일, 학칙 개정이 공포되었습니다. 개정된 학칙은 융합학부 신설에 관한 것인데요. 한 문장으로 정리하자면 AI융합대학을 양 캠퍼스 설치 통합운영 단과대학으로 하고 AI융합대학 서울캠퍼스에 ‘Language & AI융합학부’와 ‘Social Science & AI융합학부’를 신설한다는 내용입니다. 신설에 따라 편제완성년도인 2027학년도까지 서울캠퍼스 타 학과(부)에서 입학정원 증가분(각 49명, 총 98명)이 감축될 예정입니다. 학교 측은 2022학년도 사범대학 개편 시 분배된 입학정원 30명을 활용할 계획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그래서 AI융합대학이 뭔데?

학교가 AI융합대학 신설을 내세운 이유는 교육 환경 변화에 능동적인 대처와 첨단분야 학문의 융복합을 통한 대학 인재상 실현, 첨단산업 분야의 폭발적 성장과 인력 수요 대응인데요. 이에 따라 AI융합대학이 신설되며 서울캠퍼스에 ‘Language & AI융합학부’와 ‘Social Science & AI융합학부’, 글로벌캠퍼스에 AI데이터융합학부와 Finance & AI융합학부가 신설될 예정입니다. 다만 글로벌캠퍼스에 신설될 두 학부의 경우 상세한 계획이 아직 발표되지 않았습니다

Language & AI융합학부는 프로그래밍, 통계, 공학수학, 알고리즘, 데이터베이스 등의 전공기초과목과 언어공학, 자연어처리, 음성처리, 기계학습, 인공지능 등의 전공심화과목을, Social Science & AI융합학부는 프로그래밍, 수학, 빅데이터 및 빅데이터 관련 사회과학 이론, 데이터분석, 딥러닝의 기초부터 심화과정까지 제공한다고 하는데요. 학교 측의 말만 들어보면 이보다 좋은 계획이 없어 보입니다. 하지만 여기엔 문제가 많습니다.

문제가 뭔데?

먼저 학칙 개정(안) 공고가 5월 9일 간담회 개최 이전에 이루어졌다는 사실입니다. 서울캠퍼스 총학생회 ‘도약’에 따르면 총학생회는 전체 학생 대상으로 간담회 진행을 4월부터 요구하였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결국 간담회 진행 이전인 5월 1일, 학칙 개정(안)이 공고되었습니다. 이에 간담회에서 기획조정처장은 교육부에서 승인 결과를 5월 1일에 받았고 한국대학교육협의회에서 입력 마감을 15일까지로 설정하여 불가피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AI융합대학 신설은 이전부터 제시되었던 계획이며, 이에 꾸준히 간담회를 요청하였음에도 받아들여지지 않아 학생의 의견이 무시되었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습니다.

이외에도 AI융합대학에 대한 예산 편성 및 책정이 미비한 점, 실습 시설 등 관련 인프라가 마련되지 않은 점 등 수많은 우려가 존재하는데요.

자세한 내용은 외대교지 112호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사진 출처: 한국외국어대학교 홈페이지

한국외대 또래상담 프로그램,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한 고민이 있다면

나 사실 누구에게도 말 못 한 고민이 있어…

부모님께 말씀드리기엔 부담스럽고 친구들에게 말하기엔 망설여지는 고민이 누구나 있기 마련이죠. 우리 대학에는 이런 고민을 시원하게 털어놓을 수 있는 또래 상담자들이 있습니다. 특히 시험 기간에 마음이 지쳐 있을 학우들을 위해 한국외대 서울캠퍼스 학생상담센터 또래상담 프로그램을 소개하려고 합니다.

그게 뭐야?
또래상담 프로그램은 서울캠퍼스 학생상담센터 소속의 또래 상담자들이 학우들을 대상으로 일대일 상담을 진행하는 활동입니다. 8명의 상담자로 구성돼 있으며 이들은 쏠리던 또래 상담 교육을 10시간 이수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전문 상담자는 아니지만 내담자들의 이야기를 경청하며, 외대생이자 청년으로서 더 쉽게 내담자의 고민에 공감할 수 있다고 해요.

상담은 어떤 방식으로 진행되는 거야?
상담은 일회성이 아닌 여러 회기 상담이 가능합니다. 당연히 모든 상담은 비밀보장 되며 내담자가 편안한 장소에서 자유롭게 진행할 수 있어요. 또, 대학생인 우리가 가진 모든 주제의 고민을 얘기할 수 있다고 해요. 진로와 취업 고민부터 대인관계, 연애, 아르바이트, 가족 등 여러 고민을 털어놓을 수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상담자들은 공감과 경청의 자세를 가지고, 궁극적으로 내담자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한편, 학우들의 마음 건강을 책임지고 있는 학생상담센터도 있는데요. 학생상담센터에서는 또래상담 프로그램을 비롯한 여러 심리검사 및 상담, 워크숍 등의 활동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나도 참여하고 싶은데!
또래상담을 통해 고민을 나누고 싶은 학우분들은 상담 신청 폼을 통해 상담 신청해 주시면 됩니다. 또, 더욱 다양한 학생상담센터 활동은 학생상담센터 인스타그램(@hufs_counseling)과 hufsability에서 신청할 수 있어요.

사회

경계경보 오발령! 우왕좌왕하지 않으려면

지난 31일 서울에서 갑작스러운 경계경보와 사이렌이 울렸습니다. 적잖이 당황하며 새벽과 아침 사이를 표류하는 외대생도 많았을 텐데요. 공습경보의 전 단계인 경계경보는 적의 지상 공격 또는 항공기‧유도탄에 의한 공격이 예상될 때 발령된다고 합니다. 북한이 위성 발사체라고 주장한 것을 믿지 않고 경계경보를 발령한 점은 잘한 일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앞뒤 맥락 없이 날아온 ‘대피할 준비를 해 달라’는 내용의 재난 문자는 많은 불안과 혼란을 야기했습니다. 경계경보 발령 이유와 어디로 대피해야 하는지가 쏙 빠진, 알맹이 없는 재난 경보는 재난 상황 대처 방식의 문제점을 여실히 드러냈습니다. 그렇다면 만약 전쟁이 났을 때, 한국외대 서울캠퍼스와 글로벌캠퍼스 앞에서 자취하는 두 외대생 김이문과 금로벌은 어디로 대피해야 할까요?

대피는 할 건데, 어디로 가라고?
한국외대 서울캠퍼스와 글로벌캠퍼스에서 가장 가까운 대피소를 정리하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서울캠퍼스 주변에서 생활 중인 김이문은 한국외국어대학교 교수학습개발원 지하 1층이나 래미안 이문 2차 아파트 지하 주차장(도보 8분), 이문 중앙하이츠빌 지하 주차장(도보 9분) 등으로 대피해야 합니다. 교수학습개발원 지하 같은 경우 교내 학생들이 빠르게 대피할 수 있다는 점은 다행스럽지만, 최대 수용인원이 2,556명에 불과하여 타 대피소보다 상대적으로 적은 수용 인원만을 수용할 수 있다는 점은 유의해야 합니다.
글로벌캠퍼스 주변에서 생활 중인 금로벌의 상황은 더욱 열악한데요. 글로벌캠퍼스가 위치한 용인시 처인구 모현읍에 지정된 대피소는 학교 근처 효촌마을 신안인스빌 아파트 지하 주차장(도보 19분)과 풍산햇빛마을 아파트 지하 주차장(도보 16분) 단 2곳뿐입니다.

서울시와 행정안전부, 왜 말이 다른데?
지난 31일 벌어진 소동은 하나 더 있습니다. 당일 북한이 서해 위성 발사장에서 발사체를 쏘아 올린 것에 대하여 서울시는 경계경보를 발령했고 행정안전부에서는 이를 오발령이라고 정정하는 헤프닝이 발생한 것인데요. 최대 규모의 광역 단체와 민방위 주무 부처의 충돌은 있어서는 안 될 일입니다. 정부와 지자체가 원활하게 소통하며 효과적으로 협력하는 위기 대응 시스템을 구축하고 실전적인 모습을 보여야 시민들의 불안을 덜어낼 수 있을 것입니다. 비 온 뒤에 땅이 굳어지듯 이번 일이 느슨해진 위기 대처 체계를 다잡는 계기가 되어야 합니다.

가까워서 더 아픈 상처, 교제 폭력

지난 5월 교제 살인 및 폭력 사건이 연달아 발생했습니다. 교제 폭력을 신고했다는 이유로 연인을 살인하는 사건, 동거하던 연인을 살인한 사건, 헤어진 연인을 차에 태워 감금한 사건 등이 모두 한 달 내에 일어났어요. 많은 사람들이 분노했고, 경찰의 안일한 대응과 진전 없는 법 제정에 대한 지적이 이어졌죠. 또한, 연인 간 살인 및 폭력 사건을 정의함에 있어 다양한 논의가 오갔습니다.

교제 폭력이 뭔데?
교제폭력은 연인 간 살인 및 폭력 행위를 말합니다. 유엔에서 공식적으로 사용하는 용어는 ‘파트너 폭력(Partner Violence)’이라고 해요.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교제 폭력, 데이트 폭력, 연인 폭력 등 단어 정의에 대한 논의가 있지만 결국 본질은 같습니다. 사랑과 믿음이 기반한 관계에서 발생한 사건이란 점이죠. 외대교지 뉴스레터에서는 친밀한 관계를 포괄하면서 낭만적 의미를 배제한 ‘교제폭력’이라는 단어를 사용하고자 합니다.
교제 폭력은 관계의 특성상 지속적으로 반복적인 폭력의 형태로 나타납니다. 또한, 쉽사리 외부로 폭력이 드러나지 않죠. 따라서 재범률이 높고 폭력의 정도도 심각하다고 합니다. 실제로 대검찰청은 교제 폭력으로 검거된 인원이 지난 2014년 6천675명에서 2022년 1만2천841명으로, 92.4% 늘었다고 밝혔습니다.

미리 예방할 순 없었을까?
교제 폭력을 넘어 살인 사건이 빈번하게 발생함에도 여전히 관련 법안은 미비합니다. 가정폭력, 스토킹 등과 달리 교제폭력을 막을 법안이 없습니다. 애초에 교제 폭력의 범위와 유형을 구체화하지도 못한 실정이죠.
교제 폭력을 예방할 법안 발의가 아예 없었던 것은 아닙니다. 크고 작은 인명 피해가 있을 때마다 관련 법안들이 발의됐지만, 국회에서 본격적으로 논의되지 못한 채 계류 중에 있습니다. 대게 교제 관계를 명확히 규정하기 어렵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이는 비겁한 변명에 불과합니다. 관계 규정이 복잡하다면, 그만큼 더 정교하고 치밀하게 논의해 틀을 제시하는 것이 입법자의 역할입니다. 법 제정의 필요성은 명확하기에 늦어질수록 더 많은 피해자가 발생할 뿐이지요.

연애라는 영역의 특수성으로 인해 오히려 쉽게 용인되고 묵인됐지만, 부정해서는 안 되는 명백한 범죄입니다. 정당한 폭력이란 어디에도 없습니다. 그러므로 땜질식 법안 발의에서 벗어나 진정 국민을 보호할 수 있는 제도 마련이 급선무입니다. 동시에 우리는 폭력을 명확히 인지하고 이에 관심 가질 필요가 있습니다. 법은 시대의 정신을 반영하기 마련이니까요.

혹시 내가 성인 ADHD?

성인 ADHD는 최근 가장 많은 관심을 받는 정신건강 질병 중 하나입니다. 2016년부터 성인에게도 ADHD 보험이 되기 시작하면서 성인 ADHD에 대한 인식이 널리 퍼졌기 때문인데요. 정상적인 일상생활 영위에 지장을 주는 질병인 만큼 이를 인식하고 치료하는 일이 매우 중요해 보입니다. 혹시 내가 성인 ADHD는 아닐지 궁금하지 않으세요?

자가 진단 방법이 있을까?
성인을 위한 ADHD 자가 검사가 있습니다. 바로 ARSR 검사인데요. 성인 ADHD 의심 환자를 대상으로 자가보고척도를 이용하여 진단을 보조하기 위한 도구입니다. 이 중에 일부를 가져와 봤는데요.

1️⃣ 일을 거의 다 끝냈는데 마무리하기가 힘들다.
2️⃣ 일을 자주 미룬다.
3️⃣ 순서대로 일하기가 힘들다.
4️⃣ 약속을 자주 깜빡깜빡한다.
5️⃣ 한 번 꽂히면 멈출 수 없이 마치 모터가 달린 것처럼 활동한다. 자려고 하는데 갑자기 뭔가 검색해야 할 게 떠오르면 밤새도록 검색을 한다든지 한 번 꽂히면 어디 나가지도 않고 그것만 연달아서 한다든지 한다.
6️⃣ 손과 발을 나도 모르게 계속해서 꼼지락꼼지락한다.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신재현 원장은 여섯 가지 증상 중에서 꽤 많은 부분이 해당한다면, 여러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한번 진단을 받아 보기를 권장하고 있습니다.

대부분 해당하는 거 같은데 혹시 내가 성인 ADHD?

이런 증상 체크 리스트나 심리 검사에 회의적인 입장도 존재합니다. 정신건강의학과의원 김창윤 원장은 주의력 장애는 우울증을 비롯해 스트레스나 과로 또는 동기 부족 등 여러 상황에서도 발생할 수 있어 감별 진단에 유의할 필요가 있으며, 특히 흔히 사용되는 설문 조사만으로 진단할 경우 성인 ADHD로 나올 가능성은 실제보다 7~10배가량 된다고 말했습니다.

의학적으로 설명되는 ADHD는 주의력 결핍, 과잉행동, 충동성과 같은 증상이 지속적이며 생활에 영향을 줄 정도로 심각한 수준이어야 하며, 성인기에 새로 생긴 증상이 아니라 이미 12세 이전에 발병한 경우여야 한다고 합니다.

소아기 ADHD 증상이 성년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50%라고 하나 실제로는 5%에 불과하다는 보고도 있으며 성인 ADHD 양상을 보이는 사람 중 90%는 해당 질병이 아니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고 하니, 성인 ADHD는 생각보다 흔한 질병은 아닐 것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문화

미국 하이틴 로맨스와 한국의 조합? '엑스오, 키티'

<엑스오, 키티>, 들어보셨나요? 지난 5월 18일 넷플릭스에 공개된 이 드라마는 <내가 사랑했던 모든 남자들에게> 시리즈의 스핀오프 작품인데요. 여주인공 ‘키티(애나 캐스카트)’가 한국인 펜팔 남자친구를 만나기 위해 서울의 한 국제학교에 입학하면서 펼쳐지는 로맨스와 성장을 담고 있습니다. <엑스오, 키티>는 공개 4일 만에 7,208만 시청 시간 기록, 90개국 탑10에 진입하며 5월 3주차 넷플릭스 글로벌 탑10 TV(영어) 부문 2위에 등극하였습니다.

▲사진 출처: 넷플릭스 엑스오, 키티 스틸컷

어떤 내용인데?

<엑스오, 키티>는 전형적인 미국 하이틴 드라마의 화법과 K드라마의 오래된 클리셰를 동시에 가지고 있습니다. 가령 키티는 처음 학교에 입학하며 주변인과는 동떨어진, 독특한 행동으로 주목받습니다. 학교 직원의 착오로 남학생 기숙사에서 함께 몰래 생활하기도 하고요. 재벌 딸은 키티의 라이벌로 비칩니다. 게다가 출생의 비밀이 드라마 스토리의 한 축을 차지하는데요. 동시에 동성연애가 소재로 쓰이고 학교에서 미국식 파티가 열립니다. 미국 드라마인지, 한국 드라마인지 헷갈릴 지경입니다.

한국인이 보기엔 유치한 부분이 많습니다. 영어와 한글을 오가는 대사는 간혹 발음이 어색합니다. 드라마 속 스토리는 10년 전 방영한 드라마를 보는 기분이고, 한국 문화를 표현하는 방식은 낯설기만 합니다. 남산에 자물쇠를 다는 장면이나 부채춤은 우리에겐 조금 ‘옛것’처럼 느껴지죠. 한국인으로서 공감 갈 만한 부분은 “가족들끼리 맛있는 음식을 해 먹으며 싸우는 것으로 끝난다”는 추석에 대한 대사뿐입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 문화를 알리는 데 집중하고 있음은 부정할 수 없습니다. 사찰이나 벚꽃이 날리는 궁궐은 누구의 눈에도 아름답게 그려지고, 드라마는 많은 한국 문화를 총망라하고 있습니다. 여기저기 K팝이 삽입되고 등장인물들이 역사를 공부하는 과정에서는 ‘고조선’까지 언급되죠. 드라마 제작진에는 한국계 미국인이 포함되어 있는데, 한국에 대한 사랑을 바탕으로 이 드라마를 제작했음을 짐작해 볼 수 있습니다.

한국에 대한 외국인의 시각을 엿보는 동시에, 우리에겐 너무나 익숙한 풍경을 외국 콘텐츠로 되돌아보는 신선한 경험을 제공하는 드라마. 이번 주말에 어떠신가요?

▲사진 출처: 넷플릭스 엑스오, 키티 스틸컷

범죄도시3 변칙 개봉 논란! "석도형, 이건 아니잖아~"

▲사진 출처: 영화 '범죄도시 3' 런칭 포스터. 에이비오엔터테인먼트·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제공

‘범죄도시 1, 2’는 주연배우 마동석만의 타격감 좋은 액션신과 사이다 스토리로 많은 관객의 선택을 받았습니다. 이러한 관객들의 호평에 힘입고 다시 돌아온 ‘범죄도시 3’은 엄청난 기대감을 받으며 지난 31일 개봉했는데요. 개봉 4일 만에 300만 관객을 돌파하며 범죄도시의 티켓파워가 여전히 건재함을 과시했습니다. 그러나 이런 흥행에도 불구하고 범죄도시 3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는데요. 정식 개봉을 앞두고 석가탄신일 연휴 동안 500개 넘는 스크린에서 대규모 유료 시사회를 진행한 것은 ‘변칙 개봉‘ 행위라는 지적인데요.

변칙 개봉이 뭐야?

유료 시사회 등을 통해 개봉일 이전에 영화 상영하는 것을 말합니다. 이는 해당 영화의 입소문을 내기 위한 전략 중 하나인데요. 개봉일 전부터 유료 시사회를 통해 개봉 첫날 관객 수보다 더 많은 누적 관객 수를 가질 수 있게 되고, 이에 ‘개봉일 최고 흥행 기록’ 등으로 입소문이 나면서 더 많은 관객을 유인하는 방식입니다.

마케팅의 일종 아니야?

이번 범죄도시 3이 이 같은 전략을 이용한 것은 다른 영화사들과 마찬가지였습니다. 그 결과 개봉 첫날 순수 관객 수는 76만여 명이었지만 연휴 기간 진행한 유료 시사회로 이미 영화를 본 46만여 명이 집계되어 누적 관객 수는 122만 3천여 명으로 100만 명을 가뿐히 넘겼습니다. 그러나 범죄도시 3의 유료 시사회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가 큰 이유는 도가 지나쳤기 때문인데요. 범죄도시 3에는 이미 언론시사회에서 긍정적인 반응을 얻었고, 개봉 전 일찍이 나타난 높은 예매율에서 안정된 흥행 성공 요소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도 대규모 유료 시사회를 강행함으로써 기존 상영작들의 상영 기회를 뺏고 타 스크린 편성에 영향을 미치고 말았습니다.

이전부터 스크린 독과점 문제로 말 많던 상영관에 변칙 개봉이라는 또 다른 논란은 대형 배급사와 해당 영화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키울 뿐입니다. 전작을 통해 워낙 두터운 층의 마니아를 형성하기도 했고, 개봉 첫날 순수 관객만 76만여 명이 동원되어 역대 한국 영화 개봉일 최다 관객 기록을 경신했다는 점에서 이번 유료 시사회는 범죄도시 3의 흥행해 옥에 티를 만든 꼴이 되었네요. 지나친 마케팅은 좋은 영화도 눈살 찌푸리며 보게 한다는 것을 기억했으면 합니다.

[편집장의 시선] 학생회의 역할은 어디까지?

편집장 남병진

학생의 손으로 뽑는 총학생회는 몇몇 유권자에게 다음과 같은 물음을 받는다. “이번 총학 운동권 같다”, “나중에 정치하려고 저러냐?” 등과 같은 질문은 총학생회의 외연과 내포에 정치가 들어갈 틈이 없도록 만든다. 또한 총학생회가 인권, 젠더, 노동 등 사회적 의제에 대해 목소리를 낼 경우 따가운 눈초리를 보내는 이들도 있다. 총학생회와 대학 밖의 이야기를 분리하려는 시도는 대학생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만이 그들의 역할이라고 생각에서 비롯된다.
그렇다면 인권, 젠더, 노동과 같은 사회적 문제는 대학생과 관련이 없는 사안일까. 절대 그렇지 않다. 뉴스에 나오는 사회적 문제는 일상에 존재하지 않는 거대한 무언가가 아니다. 우리의 생활에 맞닿아 있고 대학생이라는 신분과 무관하게 인권 침해, 성차별, 노동 문제는 도사리고 있다. 2020년 한국형사정책연구원의 ‘대학 내 폭력 및 인권침해 실태 및 개선방안에 대한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46.4%가 “인권침해 피해 경험이 한 번이라도 있다”고 한다. 피해 학생이 말한 주원인은 학내 위계 구조 문화 때문이었다. 즉, 천라지망과 같은 사회에서 대학생만의 공간은 존재하지 않는 것이다.
우리의 손으로 뽑은 대표를 통해 다양한 담론을 다루는 공론의 장을 만들어야 한다. 자신이 생각하기에 필요 없는 캠페인이라 하더라도 단순 비난과 조롱은 그 어떤 득이 되지 않는다. 예를 들어 ‘국제 성소수자 혐오 반대의 날’을 맞이해 게시글이 올리는 것이 총학생회가 할 필요가 없는 일 같아 보여도, 익명의 탈을 쓰며 무차별적으로 헐뜯는 일은 그 어떤 변화도 만들어 내지 못한다.